글 / 럼 / Prison
2019. 11. 17.
* 아리엘 도르프만 作, ‘연옥’의 세계관을 차용했습니다. * 과거 날조, 성관계 묘사, 죽음 소재. * 심하게 암울하고 갑갑하며 어둡습니다. P. 비에 젖은 채 계단을 오르고 또 올랐다. 머리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심장은 터질 것처럼 뛰어댔지만 몸뚱이는 얼어붙을 정도로 차갑다. 새파란 입술이 달달 떨리고 폐와 내장은 과열 되어 찢어질 것 같다. 급한 걸음에 발목을 삔 것도 여러 번이다. 운동화 한쪽은 언제 벗겨진 건지 흰 양말이 새까맣게 물들었다. 찰박, 텁, 찰박, 텁……. 카게히라는 거의 기다시피 손톱을 꺾어가며 난간이고 계단 턱을 짚었다. 몇 층을 올라온 건지,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. 그저 가장 끝에 닿아야 한다는 것 외에는. 숨이 턱까지 올라오다 모가지에서 막혀 시야가 ..